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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논평] 사실 확인 없는 ‘받아쓰기 보도’, 성매매 여성 혐오를 부추기지 말라 관리자 2025-12-26 17:39:54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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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사실 확인 없는 ‘받아쓰기 보도’, 성매매 여성 혐오를 부추기지 말라



최근 일부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그대로 인용·확산하며 이른바 ‘탈성매매 지원금 논란’을 보도하고 있다. 해당 기사들은 제대로 된 사실관계 확인이나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특정 게시글과 그에 달린 혐오 댓글을 그대로 전파함으로써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과 증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언론의 책임을 방기한 채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매우 문제적인 보도 행태다.

문제가 된 기사들은 ‘월 수백만 원의 탈성매매 지원금’, ‘지원금으로 해외여행’, ‘관리되지 않는 퍼주기 제도’라는 표현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왜곡된 서사다.

게시글과 기사에서 언급하는 ‘탈성매매 지원금’은 모든 성매매 여성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제도가 아니라,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별 지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월 100만 원을 초과하는 탈성매매 지원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많은 지원 사례로 언급되는 파주시조차도, 자활지원금 지원은 최대 36개월 동안 월 약 100만 원 수준이며, 여기에 추가되는 직업훈련비는 월 약 30만원이다. 이는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월 수백만 원과는 거리가 먼 금액이다.

현재 진행 중인 성북구 미아리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도, 여성들에게 지원되는 1인당 자활지원금은 월 60~7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지원금이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돈이 아니라는 점이다. 탈성매매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실제로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와 정기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거나 자활지원 작업장에 참여하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조건 하에서만 지급된다. 즉, 이는 ‘쉬는 대가’도, ‘보상금’도 아닌 최소한의 생계유지와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적 지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출처와 맥락이 불분명한 게시글과 혐오적 댓글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아리를 비롯해 실제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어렵게 탈성매매를 선택하고, 매우 제한적인 지원 속에서도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들은 깊은 상처를 받고 있다.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는 이들의 삶을 사회적 책임의 문제로 다루지 않고, 손쉽게 비난할 수 있는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이러한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성매매 집결지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공간이 아니라, 과거 윤락행위등방지법과 그 시행령에 따라 국가가 ‘특정지역’으로 지정·관리해 온 공간이었다. 성매매 집결지는 수십 년간 남성들의 성적 소비를 위해 여성들이 구조적으로 가두어지고 착취되어 온 공간이었으며, 그러한 구조를 방치하고 유지해 온 것은 국가와 사회였다. 따라서 집결지 폐쇄는 단순히 공간을 닫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여성들을 그 공간에 묶어 두었던 사회가, 그 공간을 닫으면서 여성들의 삶까지 함께 책임지는 것까지가 진정한 해결이다. 대부분의 집결지 여성들은 오랜 세월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왔고, 가족이나 사회적 관계망조차 없이 고립돼 있다. 탈성매매 이후 살아갈 수 있는 자립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성매매에서 벗어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고통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와 지자체가 일정 기간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것은 ‘퍼주기’가 아니라, 사회가 오랜 세월 만들어 놓은 착취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집결지 폐쇄가 여성들에게 또 다른 절망이 아니라 삶의 희망이자 전환점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며, 사회복지의 문제이자 여성 인권의 문제다.

사실 확인 없는 기사, 왜곡된 숫자, 혐오 댓글을 그대로 옮겨 적는 보도는 결코 ‘제도 검증’이 아니다. 그것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는 폭력이다. 언론은 지금이라도 선정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탈성매매 지원제도의 실제 현실과 그 사회적 의미를 책임 있게 보도해야 할 것이다.

2025.12.26.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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